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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풍산 — 구리 사상 최고가인데 주가는 반토막인 이유

특집 풍산 — 구리 사상 최고가인데 주가는 반토막인 이유 - 현장 사진 1

안녕하십니까, 투자분석 큐레이션 전문가 코리입니다. 💗

이번 주 종목을 고르면서 가장 오래 들여다본 건 사실 제 워치리스트였습니다. 한미반도체, 산일전기, 테스 세 종목이 10월 1일과 2일 이틀 사이 나란히 솟아오르며 60일선 위로 13~25%나 벌어졌습니다. 반가운 일이지만, 동시에 "이번 주에 새로 들어갈 자리는 여기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오픈AI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메모리 공급 협력 의향서를 맺었다는 소식에 돈이 반도체 체인으로 한꺼번에 쏠렸고, 소부장 종목들은 이미 달린 뒤였습니다.

그래서 방향을 돌려봤습니다. AI 데이터센터가 실제로 지어지려면 반도체만으로는 안 됩니다. 그 안에 깔리는 전선, 변압기, 냉각 배관, 부스바가 전부 같은 금속 하나를 씁니다. 구리입니다. 그런데 구리 쪽을 열어보니 반도체와는 정반대의 그림이 나왔습니다. 원자재 값은 사상 최고가인데, 그걸 가공해서 파는 국내 1위 기업의 주가는 고점의 절반도 안 됐습니다. 오늘은 그 간격을 들여다보려 합니다.

오늘의 특집 종목: 풍산 (103140)

구리 값은 사상 최고가인데 주가는 반토막인, 국내 1위 동가공 기업입니다.

풍산은 동과 동합금을 가공하는 신동 사업과 탄약을 만드는 방산 사업을 함께 운영합니다. 생산능력 기준 동가공 분야 국내 1위, 세계 3위입니다. 국내 압연 판·대 시장 점유율은 50%이고, 주화 원재료인 소전은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입니다. 반도체 패키지에 들어가는 리드프레임재도 이 회사 제품군에 포함돼 있습니다. 2025년 연결 기준으로 신동이 매출의 74% 안팎을 차지합니다.

10월 2일 종가는 79,100원(+1.54%), 시가총액은 2조 2,167억원, 발행주식수는 2,802만주입니다.

왜 지금 이 종목인가

곡괭이와 청바지 관점에서 보면 구리는 AI 시대의 가장 지루하면서도 가장 확실한 곡괭이입니다. AI 데이터센터는 같은 면적의 일반 시설보다 최대 10배의 전력을 끌어씁니다. 그 전력을 실어 나르려면 송전선, 변전소, 변압기, 그리고 건물 안의 배전 설비가 통째로 깔려야 하고, 발열을 식히는 냉각 계통에도 동관이 들어갑니다. 엔비디아 칩이 몇 세대를 지나가든, 어느 회사가 승자가 되든, 구리는 그 모든 경우에 똑같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공급 쪽이 동시에 막혔습니다. 세계 2위 구리 공급국인 콩고민주공화국이 8월 6일 동·코발트 정광 수출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이틀 뒤인 8월 8일에는 인도네시아 PT스멜팅의 그레시크 제련소에서 보일러 고장이 발생했고, 세계 2위 광산인 그라스버그를 운영하는 프리포트인도네시아는 2026년 생산 목표를 10억 파운드에서 7억 파운드로 낮췄습니다. 칠레는 3월 생산량이 전년 동월 대비 9.04% 줄었습니다. 수요는 AI로 늘고 공급은 세 군데에서 동시에 샜습니다.

결과는 가격에 그대로 찍혔습니다. 구리 선물(COMEX 근월물)은 10월 2일 파운드당 6.49달러로 연초 대비 29% 올랐고, 9월에는 파운드당 6.85달러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습니다. 시장에서는 2026년 세계 구리 수급이 60만톤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재무 분석

풍산의 실적은 이미 숫자로 돌아섰습니다.

연간 연결 실적을 보면 2024년 매출 4조 5,544억원·영업이익 3,238억원, 2025년 매출 5조 486억원·영업이익 2,974억원이었습니다. 그리고 2026년에는 매출 6조 1,791억원·영업이익 4,340억원이 시장 컨센서스입니다. 2025년 대비 영업이익이 46% 늘어나는 그림입니다.

이미 상반기 숫자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2분기 연결 매출은 1조 4,703억원, 영업이익은 1,25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3.8% 늘었고, 순이익은 825억원으로 28.5% 증가했습니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매출 2조 7,412억원, 영업이익 2,154억원, 순이익 1,605억원입니다. 반년 만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72%를 채웠습니다.

주목할 대목은 회사가 밝힌 성장의 이유입니다. 2분기 실적 설명에서 신동 부문의 호조 요인으로 "AI 산업용 동제품 판매 확대"와 수출처 다변화를 직접 꼽았습니다. 구리 값이 올라서 재고 평가이익이 났다는 수준의 이야기가 아니라, 판매량과 판매가격이 함께 올라갔다는 설명입니다. 곡괭이 수요가 실제 매출로 들어오고 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밸류에이션은 이 실적 흐름에 비해 눌려 있습니다. 10월 2일 종가 기준 PER은 과거 실적 기준 15배이고, 올해 컨센서스를 적용한 선행 PER은 7배입니다. PBR은 1.0배로 장부가 수준입니다. 부채비율은 88%로 아주 가볍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제조업으로서 관리 가능한 범위입니다.

참고로 보수적인 가정(향후 5년 연 10% 성장, 영구성장률 3%, 할인율 10%)으로 현금흐름할인 모형을 돌리면 10만 3,526원이 나옵니다. 거꾸로 현재 주가가 정당화되려면 5년간 연 4% 성장이면 충분하다는 계산입니다. 올해 컨센서스가 46% 증익인 것을 생각하면, 시장이 이 회사에 걸고 있는 기대 자체가 상당히 낮다는 뜻입니다.

상승 모멘텀

첫째, 구리 가격의 구조적 강세입니다. 앞서 본 공급 차질 세 건은 모두 몇 분기가 아니라 몇 년 단위의 회복이 필요한 사안입니다. 콩고의 수출 금지는 자국 내 제련 가공을 키우겠다는 정책 목적이라 쉽게 되돌리기 어렵고, 광산 설비 복구와 신규 광산 개발도 단기간에 끝나지 않습니다. 반면 AI 데이터센터 건설은 지금 막 본격화하는 단계입니다.

둘째, 방산 부문의 수주 잔고입니다. 풍산은 현대로템과 8,298억원 규모의 대구경 탄약 공급계약을 체결해 두고 있습니다. 폴란드 K2 전차 2차 수출 계약에 따른 120mm 탄약 물량으로, 공급 기간은 2025년부터 2031년까지입니다. 증권가는 이 물량의 매출 기여가 2027년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봅니다. 방산은 매출 비중이 신동보다 작지만 영업이익률이 16.5%로 훨씬 높은 사업입니다. 신동이 경기를 타는 동안 이익을 받쳐주는 역할을 합니다.

셋째, 수급입니다. 10월 2일 국민연금공단이 풍산 지분 보유 변동을 공시했습니다. 보유 주식 230만 4,212주, 지분율 8.22%로, 6월 말 7.18%에서 1.04%포인트 늘었습니다. 3분기 동안 29만 2,350주를 더 담았다는 얘기입니다. 일별 수급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최근 30거래일 중 연기금이 순매수한 날이 28일이고, 누적 순매수는 306억원입니다. 같은 기간 기관 전체는 340억원 순매수, 외국인은 263억원 순매도였습니다. 외국인이 내놓는 물량을 연기금이 꾸준히 받아간 모습입니다.

넷째, 교차 수혜 구조입니다. AI 전력 인프라가 식더라도 방산 수요가 남고, 방산이 조정받아도 전력망 교체 수요는 이어집니다. 하나의 테마가 꺼지면 같이 꺼지는 종목과는 체력이 다릅니다.

차트 분석 — 일봉

먼저 분명히 해둘 것이 있습니다. 풍산은 지금 '막 터지려는' 자리가 아니라 '바닥을 다지는' 자리입니다.

최근 60거래일을 보면 8월 25일 91,000원을 찍은 뒤 6주째 75,800원에서 83,200원 사이의 좁은 박스에 갇혀 있습니다. 10월 2일 종가 79,100원은 20일선 대비 +1.1%, 60일선 대비 +6.0%, 120일선 대비 -0.7% 자리입니다. 세 이동평균선이 거의 한 점에 모여 있는, 이격이 사실상 없는 구간입니다.

중요한 건 60일선의 방향입니다. 지난 석 달간 60일선 기울기가 +3.9%로 돌아섰습니다. 가격은 제자리인데 평균선이 올라붙고 있다는 건, 아래쪽 매물이 소화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거래량도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최근 20일 평균 거래량은 60일 평균의 0.73배입니다. 조정 구간에서 거래량이 마르는 건 팔 사람이 줄었다는 뜻입니다. 10월 1일 거래량은 4만 1,716주로 최근 석 달 중 가장 적었습니다.

2026-10-04 기준 · 풍산(103140) 일봉차트
2026-10-04 기준 · 풍산(103140) 일봉차트

차트 분석 — 주봉

주봉으로 넓혀 보면 이 종목이 어디서 내려왔는지가 보입니다.

2026년 1월 141,000원, 3월 160,900원(장중)을 찍은 뒤 7월 29일 55,200원까지 밀렸습니다. 1월 고점에서 저점까지 61% 하락한 셈입니다. 그 뒤 8월에 91,000원까지 반등했고, 지금은 그 반등폭의 절반 아래에서 횡보 중입니다.

눈여겨볼 지점은 저점의 위치입니다. 7월 저점 55,200원 이후 만들어진 박스의 바닥은 75,800원 선입니다. 파동의 저점이 확실하게 올라섰습니다. 5주선이 20주선 위로 올라선 상태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다만 주봉 추세가 완전히 돌아섰다고 말하기는 아직 이릅니다. 2025년 7월 고점 이후 이어진 하락 추세선을 아직 넘지 못했고, 위쪽 91,000원이 명확한 저항으로 남아 있습니다. 제가 보는 확인 지점은 여기입니다. 주봉 종가가 91,000원을 넘어서면 1년 넘게 이어진 하락 구조가 바뀌는 자리이고, 반대로 75,800원을 내주면 바닥 다지기 자체가 실패한 것으로 봐야 합니다.

2026-10-04 기준 · 풍산(103140) 주봉차트
2026-10-04 기준 · 풍산(103140) 주봉차트

차트 분석 — 월봉

월봉은 더 솔직한 그림을 보여줍니다.

2023년 말 4만원이 안 되던 주가는 2025년 6월 한 달에만 62,000원에서 128,700원으로 두 배가 됐고, 7월에 장중 172,200원까지 올랐습니다. 지금 79,100원은 그 사상 최고가 대비 54% 낮은 자리입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을 짚겠습니다. 2026년 3월 장중 160,900원까지 급등했던 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풍산의 탄약 사업을 인수한다는 보도 때문이었고, 회사는 4월 9일 "탄약사업 매각을 추진하는 바 없다"고 공시했습니다. 즉 고점 가격의 상당 부분은 인수합병 기대가 만든 값이었고, 그 기대가 걷히면서 빠진 것입니다. "반토막이니까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는 식의 계산은 하지 않는 게 맞습니다.

제가 월봉에서 의미 있게 보는 건 다른 지점입니다. 현재가는 2025년 6월 급등이 시작되기 전 구간인 60,000원대보다 확실히 위에 있고, 5개월선을 회복했습니다. 반면 20개월선은 약 91,000원에서 아직 위에 있습니다. 대세 상승 복귀를 선언하기엔 이르고, 긴 조정의 마지막 국면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단계로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2026-10-04 기준 · 풍산(103140) 월봉차트
2026-10-04 기준 · 풍산(103140) 월봉차트

워치리스트 업데이트

이번 주는 네 종목 모두 같은 말을 하고 있습니다. 올랐지만 지금 들어갈 자리는 아닙니다.

한미반도체 (042700, 272,000원)

HBM 본딩 장비 종목입니다. 9월 29일부터 10월 2일까지 4거래일 동안 233,000원에서 272,000원으로 17% 올랐습니다. 오픈AI 메모리 공급 소식의 직접 수혜였습니다. 다만 60일선 대비 +22.7%로 이격이 크게 벌어졌고, 60일선 기울기는 아직 -6.3%로 하락 중입니다. 52주 저점 대비로는 204% 올라온 자리입니다. 보유 중이라면 유지, 신규 진입은 눌림 대기로 봅니다.

산일전기 (062040, 227,000원)

특수변압기 종목입니다. 10월 2일 하루에만 7.1% 오르며 60일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60일선 대비 +24.5%, 120일선 대비 +7.8%입니다. 방향은 가장 좋지만 역시 이격이 과합니다. 관망하며 120일선 근처까지 눌리는지 지켜보겠습니다.

테스 (095610, 178,500원)

반도체 전공정 증착·식각 장비 종목입니다. 9월 중순 129,700원에서 10월 1일 181,600원까지 3주 만에 40% 올랐습니다. 저점 대비로는 403% 자리입니다. 네 종목 중 가장 많이 달렸습니다. 추격 매수는 권하지 않습니다.

에스티팜 (237690, 93,300원) — 워치리스트에서 제외합니다

RNA CDMO 종목입니다. 60일선 대비 -9.1%, 120일선 대비 -21.5%이고 60일선 기울기가 -10.3%로 뚜렷한 하락 추세입니다. 저점 대비 반등폭도 12.4%에 그칩니다. 60일선이 아래로 꺾인 종목은 선별 단계에서 걸러낸다는 원칙에 따라 워치리스트에서 뺍니다. 추세가 평평해지면 그때 다시 보겠습니다.

풍산 (103140, 79,100원) — 워치리스트에 추가합니다

네 종목이 모두 이격 과대로 신규 진입이 어려운 반면, 풍산은 세 이동평균선이 모인 자리에 있습니다. 확인 지점은 주봉 종가 91,000원 돌파, 이탈 기준은 75,800원입니다.

리스크 요인

좋은 이야기만 적는 글은 믿을 게 못 됩니다. 반대쪽을 적겠습니다.

첫째, 구리 가격이 꺾이면 이익도 함께 꺾입니다. 신동 사업은 구리를 사서 가공해 파는 구조라 가격이 오를 때는 재고 평가이익이, 내릴 때는 평가손실이 납니다. 지금 실적이 좋은 이유의 상당 부분이 가격이고, 그 가격은 공급 차질이라는 일시적 요인에 기대고 있습니다. 콩고의 수출 금지가 풀리거나 그레시크 제련소가 정상화되면 되돌림이 나올 수 있습니다.

둘째, 방산 사업의 지배구조 불확실성입니다. 2026년 3월 인적분할 후 지분 매각 보도가 나왔고 4월에 회사가 부인했지만, 이 사안은 오너 일가의 승계 문제와 얽혀 있어 언제든 다시 불거질 수 있습니다. 재점화되면 단기적으로는 주가를 띄우겠지만, 핵심 이익원이 떨어져 나가는 구조 변화라는 점은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셋째, 차트상 아직 추세 전환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바닥 다지기 구간이지 상승 추세 구간이 아닙니다. 박스 하단 75,800원을 종가로 내주면 판단 자체가 틀린 것으로 봐야 합니다.

넷째, 부채비율 88%는 금리와 환율에 민감한 수준입니다. 원자재를 매입해 가공하는 사업 특성상 운전자본 부담도 큽니다.

코리의 투자 포인트 정리

정리하겠습니다.

AI 데이터센터라는 트렌드에서 반도체 쪽 곡괭이는 이미 값이 올랐습니다. 제 워치리스트 네 종목이 전부 60일선 위로 13~25% 떠 있는 게 그 증거입니다. 반면 같은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 반드시 들어가는 구리는 원자재 가격이 사상 최고인데도, 그걸 가공해 파는 국내 1위 기업은 고점의 절반 아래에 있습니다. 실적은 올해 46% 증익 컨센서스, 선행 PER은 7배, PBR은 1.0배입니다. 국민연금은 3분기에 지분을 1.04%포인트 늘렸습니다.

이 간격이 좁혀질지 아닐지는 아직 모릅니다. 다만 간격이 생긴 이유가 사업이 나빠져서가 아니라 인수합병 기대가 걷혀서라는 점은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60일선이 다시 올라붙고 거래량이 마르는 중이라는 점도 확인했습니다.

지금은 지켜보는 자리입니다. 주봉 종가 91,000원이 확인 지점이고, 75,800원이 판단을 접는 지점입니다. 저는 이 두 숫자를 들고 다음 주를 보겠습니다. 💗

※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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