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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풍산 — 구리는 사상 최고, 주가는 반토막인 이유

특집 풍산 — 구리는 사상 최고, 주가는 반토막인 이유 - 현장 사진 1

안녕하십니까, 투자분석 큐레이션 전문가 코리입니다. 💗

지난주 국내 테마별 수익률을 훑다가 한 장면에서 눈이 멈췄습니다. 120일 수익률 1위가 전선(+126.6%)이었습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니 전력망을 깔아야 하고 그래서 전선이 올랐다, 여기까지는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그 전선의 몸통인 구리를 가공해 파는 회사는 같은 기간 반대 방향으로 내려와 있었습니다. 삽을 파는 쪽을 찾는 입장에서, 삽자루 값은 뛰는데 쇠를 대는 곳이 밀렸다면 한 번은 들여다봐야 합니다. 9월 27일 특집은 풍산(103140)입니다.

먼저 밝혀둘 것이 있습니다. 추석 연휴로 9월 24일부터 26일까지 국내 증시가 휴장이었습니다. 이 글의 국내 주가는 모두 직전 거래일인 9월 23일 종가 기준입니다.

1. 풍산은 어떤 회사인가

풍산은 1968년 설립된 비철금속 가공 및 방산 기업입니다. 사업은 두 축으로 나뉩니다.

신동(伸銅) 부문은 구리와 구리 합금을 판재, 봉선, 소전 형태로 가공해 공급합니다. 전선, 변압기, 커넥터, 자동차 부품, 주화 소재가 여기서 나옵니다. 방산 부문은 군용 탄약과 추진제를 생산합니다. 매출 규모는 신동이 압도적이지만, 마진이 높은 방산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업계에서 70~80% 수준으로 평가됩니다. 이 구조는 뒤에서 다시 다루겠습니다.

9월 23일 종가는 77,500원, 시가총액은 2조 1,719억원입니다(발행주식수 28,024,278주, DART 2026년 6월 30일 기준).

2. 왜 지금 이 종목인가

구리는 지금 역사상 가장 비쌉니다.

9월 25일 기준 구리 선물(COMEX)은 파운드당 6.6955달러로, 1년 전보다 42.12% 높습니다. 사상 최고치는 이달에 기록한 파운드당 6.85달러입니다. 런던금속거래소에서도 9월 7일 3개월물이 장중 톤당 14,533달러까지 올라 종전 최고치를 넘어섰습니다.

이 가격이 왜 만들어졌는지가 중요합니다. 수요와 공급이 양쪽에서 동시에 밀고 있습니다.

수요 쪽은 전력입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용량은 2026년 161GW로 전년 대비 31%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더 무거운 숫자는 그 뒤에 있습니다. 2030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490.7GW에 이르지만 전력망이 감당할 수 있는 용량은 222.6GW에 그쳐, 268GW의 격차가 생길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격차를 메우려면 송배전망을 깔아야 하고, 송배전망은 구리로 만듭니다.

공급 쪽은 광산입니다. 국제구리연구그룹(ICSG) 집계에서 전 세계 구리 광산 가동률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줄곧 80%를 넘겼지만, 2026년에는 80%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광산 가동 차질과 정광 품위 저하가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쓸 데는 늘어나는데 캐내는 양이 줄고 있다는 뜻입니다.

곡괭이와 청바지 관점에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인공지능 경쟁에 뛰어드는 기업이 누가 되든, 그들이 지을 데이터센터에는 전력망이 필요하고 전력망에는 구리가 들어갑니다. 특정 기업의 승패와 무관하게 수요가 걸리는 자리입니다. 풍산은 국내 신동 부문 1위 사업자로 그 길목에 서 있습니다.

3. 재무 — 본업은 훼손되지 않았습니다

DART 확정 재무 기준 연결 실적 추이입니다.

2024년 매출 4조 5,544억원, 영업이익 3,238억원
2025년 매출 5조 486억원, 영업이익 2,974억원
2026년 매출 6조 1,851억원, 영업이익 4,288억원(시장 컨센서스)

2026년 2분기는 연결 매출 1조 4,703억원, 영업이익 1,252억원이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3.6%, 영업이익 33.8% 증가했고, 시장 전망치 860억원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부문별로 갈라 보면 주가가 왜 이 모양인지가 드러납니다.

신동 부문 2분기 매출은 9,3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늘었습니다. 판매량과 판가가 함께 올랐고 수출이 확대됐습니다. 반면 방산 부문은 1,886억원으로 전분기보다는 20% 늘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45% 줄었습니다.

방산이 줄어든 이유가 핵심입니다. 제품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니라 수락시험이 지연됐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향 선적이 막혔습니다. 물건을 못 만든 게 아니라 못 보낸 것입니다. 시장은 이 숫자를 보고 팔았고, 한국투자증권은 8월 초 목표주가를 11만 2,000원으로 31.3% 낮췄습니다(투자의견 매수는 유지).

그 결과 밸류에이션은 이렇게 내려와 있습니다. 9월 23일 종가 기준 후행 PER은 15배지만, 2026년 컨센서스를 적용한 선행 PER은 7배입니다. PBR은 0.9배로 순자산 아래이며, 부채비율은 88%입니다. 순자산보다 싸게 거래되는 상태에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4% 증가가 전망되고 있습니다.

4. 상승 모멘텀 — 네 가지

첫째, 구리 가격의 구조적 강세입니다. 하나증권은 전기동 가격을 3분기 평균 톤당 14,147달러, 4분기 평균 14,700달러, 연평균 14,000달러로 잡고 있습니다. 신동 부문은 전기동 가격과 실적 방향이 대체로 같이 움직여 왔습니다.

둘째, 방산의 3분기 반등 전망입니다. 하나증권은 9월 11일 리포트에서 풍산의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을 1,301억원으로 전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205.5%, 전분기 대비 3.9% 증가입니다. 방산 매출은 4,2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0%, 전분기 대비 123.8% 늘어날 것으로 봤습니다. 2분기에 밀린 물량이 3분기에 인식된다는 논리입니다. 참고로 같은 증권사가 7월에 제시한 3분기 영업이익 전망은 945억원이었습니다. 두 달 사이에 추정치가 올라왔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셋째, 병목 자체가 풀릴 가능성입니다. 2분기 방산 부진의 직접 원인이었던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 9월 25일 로이터와 블룸버그는 미국과 이란이 해협 재개방과 이란 항만 경제봉쇄 해제를 맞바꾸는 단계적 합의를 모색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카타르 중재로 유엔총회 주변에서 협상이 진행됐다는 내용입니다. 다만 같은 보도에서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전 타결 가능성은 낮게 평가됐습니다.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 진행 중인 협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두겠습니다.

넷째, 증권가의 시각과 수급입니다. 9월 들어 제시된 목표주가는 NH투자증권 10만 3,000원, 하나증권 11만원, 신한투자증권 13만원입니다. 최근 30일 수급은 외국인 232억원 순매도, 기관 294억원 순매수로 기관이 받아내는 흐름이었습니다.

NH투자증권은 9월 8일 리포트에서 한국군 탄약 판매와 K방산 수출 패키지, 해외 직수출을 근거로 2027년 큰 폭의 성장을 전망했습니다.

5. 차트 분석 — 일봉

먼저 바닥의 위치입니다. 52주 최고가는 3월 4일 160,900원, 최저가는 7월 29일 55,200원이었습니다. 현재가 77,500원은 고점 대비 51.8% 낮고, 저점 대비로는 40.4% 올라온 자리입니다.

저점을 파동 단위로 세어 보겠습니다. 봉 하나하나의 저가가 아니라, 방향이 실제로 돌아선 지점만 셉니다.

7월 29일 55,200원
8월 19일 76,300원
9월 2일 76,400원
9월 15일 75,800원

최저점 55,200원을 찍고 크게 올라선 뒤, 8월 중순부터는 76,000원선에서 거의 수평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여기는 정확히 읽어야 합니다. 저점이 계속 높아지는 국면은 아니고, 같은 자리에서 물량을 소화하는 국면입니다.

이동평균선은 촘촘하게 모여 있습니다. 5일선 78,680원, 20일선 79,150원, 60일선 73,622원, 120일선 80,570원입니다. 현재가는 60일선 위 5.3%, 120일선 아래 3.8%에 있습니다. 기울기를 보면 60일선은 최근 20일 동안 3.77% 올라 상승으로 돌아섰고, 120일선은 아직 4.53% 내려가는 중입니다. 짧은 추세는 돌았지만 긴 추세는 아직 돌지 않았습니다.

거래량은 줄었습니다. 최근 20거래일 평균 170,607주로, 그 직전 20거래일 284,126주 대비 40% 감소했습니다. 8월 25일 91,000원까지 올린 뒤 매물이 정리되는 구간으로 읽힙니다.

2026-09-27 기준 · 풍산(103140) 일봉차트
2026-09-27 기준 · 풍산(103140) 일봉차트

6. 차트 분석 — 주봉

주봉은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아직 완성된 그림이 아닙니다.

3월 초 160,900원을 찍은 뒤 6월까지 내리 밀렸고, 7월 말 55,200원에서 돌아섰습니다. 지금은 5주선을 회복했지만 20주선은 아직 넘지 못했습니다. 종가가 20주선 위에 안착해야 중기 추세가 바뀌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하락의 속도는 확실히 꺾였습니다. 6월까지 길게 이어지던 음봉 행렬이 7월 말을 기점으로 멈췄고, 8월 이후 8주가량은 77,000원에서 91,000원 사이의 좁은 폭에서 움직였습니다. 아래로 새로 내리꽂는 봉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이 구간의 성격을 말해줍니다.

2026-09-27 기준 · 풍산(103140) 주봉차트
2026-09-27 기준 · 풍산(103140) 주봉차트

7. 차트 분석 — 월봉

월봉으로 물러서면 시야가 달라집니다.

풍산은 2025년 6월에 60,000원선에서 한 번 크게 뛰어올라 이후 160,000원대까지 갔던 종목입니다. 2026년 들어 그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지만, 현재가 77,500원은 급등이 시작된 출발선보다는 여전히 위에 있습니다. 2023년 하반기 34,000원대와 비교하면 장기 상승 구조 자체는 유지되고 있습니다.

월봉 이동평균선으로 보면 현재가는 5개월선 부근에 걸쳐 있고, 20개월선은 한참 위에 있습니다. 장기 추세선을 다시 밟으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 자리라는 뜻입니다. 지금 이 구간은 장기 상승 추세 안에서의 깊은 조정으로 해석하되, 조정이 끝났다고 단정할 근거는 아직 차트에 없습니다.

2026-09-27 기준 · 풍산(103140) 월봉차트
2026-09-27 기준 · 풍산(103140) 월봉차트

8. 지금이 붙을 자리인가

좋게만 쓰는 글은 의미가 없으니 자리 이야기를 분명히 하겠습니다.

현재가 77,500원은 8월 이후 박스권(75,800~91,000원)의 아래쪽 4분의 1 지점입니다. 박스 상단까지 여유가 있다는 점은 유리하고, 60일선이 73,622원에서 상승으로 돌아섰다는 점도 뒷받침이 됩니다.

반대로 불리한 점도 분명합니다. 120일선 80,570원이 바로 위에서 저항으로 걸려 있고, 그 선 자체가 아직 내려오는 중입니다. 주봉 20주선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즉 지금 가격은 싸지만, 추세가 확인된 자리는 아닙니다.

관찰 기준을 숫자로 두겠습니다. 위로는 120일선 80,570원을 종가로 넘어서는지, 그다음 8월 25일 고점 91,000원을 회복하는지가 순서입니다. 아래로는 9월 15일 파동 저점 75,800원이 1차 지지, 60일선 73,622원이 2차 지지입니다. 75,800원이 종가로 깨지면 바닥 다지기 해석 자체를 다시 해야 합니다.

9. 워치리스트 업데이트

한미반도체(042700) 243,000원 — 관찰 유지. 52주 고점 대비 43.0% 낮은 자리에서 5주선을 회복했고 5일간 7.0% 올랐습니다. 다만 60일선 대비 10.4% 떠 있고 60일선 기울기는 아직 8.7% 하락입니다. 120일선 회복(현재가 대비 8.3% 위)이 확인 지점입니다. 지금 붙기에는 이격이 큽니다.

산일전기(062040) 205,500원 — 관찰 강화. 120일선 바로 아래 0.9% 지점까지 올라왔고, 120일선 기울기가 4.2%로 상승 전환했습니다. 워치리스트 셋 중 장기선 회복에 가장 가까운 종목입니다.

테스(095610) 161,900원 — 눌림 대기. 방향은 가장 좋습니다. 120일선 기울기가 10.8%로 뚜렷하게 상승 중이고 52주 고점 대비 낙폭도 32.0%로 가장 작습니다. 문제는 가격입니다. 5일간 19.3% 올라 20일선 대비 13.2%, 120일선 대비 21.8% 떠 있습니다. 조정을 기다리는 구간입니다.

에스티팜(237690) — 지난주 제외 결정을 유지합니다. 60일선이 하락 추세인 종목은 선별 단계에서 거르는 것이 원칙입니다.

풍산(103140)을 워치리스트에 새로 추가합니다.

10. 리스크 요인

균형을 위해 우려 지점을 분명히 적겠습니다. 이 종목의 리스크는 가볍지 않습니다.

첫째, 방산 사업 재편 불확실성입니다. 이것이 가장 큰 변수입니다. 앞서 적었듯 방산은 영업이익의 70~80%를 차지하는 것으로 평가되는데, 이 사업의 분할 또는 매각 논의가 2026년 내내 이어져 왔습니다. 4월에는 회사가 매각설에 대해 결정된 사실이 없다는 해명공시를 냈습니다. 시장에서는 물적분할보다 주주가치 희석 논란이 적은 인적분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어느 쪽도 확정된 것은 없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이 목표주가를 크게 낮추면서 지적한 지점도 방산 매각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이었습니다.

둘째, 호르무즈 협상은 아직 협상입니다. 재개방 합의는 진행 중인 논의이며, 보도에서도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전 타결 가능성은 낮게 평가됐습니다. 협상이 길어지면 중동향 선적 지연도 함께 길어집니다.

셋째, 구리 가격 되돌림입니다. 신동 부문 이익은 전기동 가격과 연동됩니다. 지금이 사상 최고 부근이라는 말은, 되돌림이 나올 경우 메탈 관련 손익이 반대로 작용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수입 전기동 관세 정책 변화도 가격 변수입니다.

넷째, 3분기 실적은 아직 전망치입니다. 위에 적은 1,301억원은 확정 숫자가 아니라 증권사 추정입니다. 2분기처럼 선적 일정이 또 밀리면 인식 시점은 다시 이동합니다.

다섯째, 목표주가 편차가 큽니다. 10만 3,000원에서 13만원까지 벌어져 있습니다. 편차가 크다는 것은 방산 재편의 결론을 각자 다르게 가정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는 편이 안전합니다.

11. 코리의 투자 포인트 정리

오늘 글의 출발점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전선은 120일 동안 126% 올랐고, 그 전선의 재료인 구리는 사상 최고가입니다. 그런데 그 구리를 가공하는 국내 1위 기업은 고점 대비 절반 아래에 있습니다.

이 간극이 본업 훼손 때문이라면 싼 게 아니라 비싼 것입니다. 하지만 2분기 숫자를 갈라 보면 신동은 37% 성장했고, 줄어든 쪽은 물건을 못 보낸 방산이었습니다. 원인이 실력이 아니라 일정에 있다면, 일정은 언젠가 풀립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사업의 위치는 인공지능 전력 인프라라는 길목에 정확히 걸쳐 있고, 여기에 지정학이라는 두 번째 수요축이 겹쳐 있습니다. 하나가 식어도 다른 하나가 남는 구조입니다. 밸류에이션은 선행 PER 7배, PBR 0.9배로 부담이 적습니다. 반면 방산 재편의 결론이 나기 전까지는 이 할인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수 있고, 차트도 아직 장기 추세선을 되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관찰 대상으로 올려두되, 확인할 지점을 숫자로 남겨두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위로는 120일선 80,570원, 아래로는 75,800원입니다. 그리고 방산 분할 방식에 관한 회사의 공식 발표가 나오는 시점이, 이 종목에서 가장 중요한 날짜가 될 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특집에서 뵙겠습니다. 💗

※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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