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십니까, 투자분석 큐레이션 전문가 코리입니다. 💗
지난 두 달간 코스피를 지켜보며 제가 가장 많이 한 생각은 "실적과 주가가 이렇게까지 따로 놀 수 있구나"였습니다. 코스피는 6월 19일 장중 9,385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7월 29일 5,262포인트까지 내려앉았고, 8월 7일에는 6,258.77로 마감했습니다. 두 달 사이 지수가 40% 넘게 출렁인 셈입니다.
그래서 이번 주에는 종목을 고르기 전에 시장의 상태부터 재봤습니다.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 최근 20일 평균 거래대금 20억원 이상인 국내 상장사 376곳의 60일 이동평균선 기울기를 전수로 확인해보니, 60일선이 아직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종목은 67개, 전체의 18%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 82%는 중기 추세 자체가 꺾였다는 뜻입니다.
흥미로운 건 그 67개가 흩어져 있지 않고 한쪽에 몰려 있었다는 점입니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였습니다. 지수가 무너지는 동안에도 이 업종만은 중기 추세선이 버티고 있었고, 오늘 특집으로 살펴볼 대덕전자(353200)가 그 안에 있었습니다.
1. 기업 개요
대덕전자는 국내 인쇄회로기판(PCB) 대표 기업입니다. 2020년 주식회사 대덕에서 인적분할로 재상장했고, 현재 사업은 크게 세 갈래입니다.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메모리 반도체용 패키지 기판이 약 52%, 비메모리 패키지 기판이 약 32%, 그리고 AI 서버·네트워크 장비용 MLB(다층기판)가 약 16%를 차지합니다.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외 반도체·빅테크 기업입니다.
8월 7일 종가는 103,800원, 시가총액은 5조 1,295억원입니다. 최대주주는 대덕 외 5인으로 30.81%를 보유하고 있고, 국민연금공단이 12.66%, 신한자산운용이 6.29%를 들고 있습니다. 외국인 지분율은 14.71%입니다.
2. 왜 지금 이 종목인가 — 반도체를 캐는 사람들에게 파는 판
제가 종목을 볼 때 늘 던지는 질문이 있습니다. "이 흐름이 폭발하면, 누가 곡괭이를 팔게 되는가."
AI 반도체 경쟁은 지금 엔비디아, AMD, 구글, 브로드컴이 서로 물고 물리는 싸움입니다. 누가 이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 회사들이 만드는 연산 칩은 하나도 예외 없이 '패키지 기판' 위에 얹혀야 완성됩니다.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해주는 이 판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칩도 쓸 수가 없습니다. AI 가속기용 고급 패키지 기판을 FC-BGA라고 부르는데, 대덕전자는 삼성전기·LG이노텍과 함께 국내에서 이 제품을 만드는 세 회사 중 하나입니다.
지금 이 판이 모자랍니다. 8월 초 반도체 업계 소식을 보면 HBM과 ABF 기판에 이어 실리콘 웨이퍼까지 품절 조짐이 나오면서, 공급 병목이 후공정에서 소재 쪽으로 거꾸로 번지고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용 칩이 커지고 층수가 높아지면서 기판 한 장에 들어가는 면적과 난이도가 동시에 올라간 탓입니다.
가격도 이미 움직였습니다. 삼성전기는 7월 30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FC-BGA 가격이 지속 상승하고 있으며, 빅테크 고객사와 투자 지원을 포함한 협의를 거쳐 기판 캐파를 증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비덴·유니마이크론 같은 글로벌 선두 업체들이 캐파를 늘리는데도 AI 서버용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입니다. 만드는 쪽이 아쉬운 게 아니라 사는 쪽이 아쉬운, 이른바 공급자 우위 국면으로 넘어간 것입니다.
대덕전자가 매력적인 두 번째 이유는 한 갈래만 보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메모리 패키지 기판은 D램·HBM 사이클을 타고, 비메모리 FC-BGA는 AI 가속기와 자율주행 칩을 따라가며, MLB는 우주항공·위성·AI 가속기용 고마진 제품으로 확장 중입니다. 어느 한 흐름이 식어도 다른 축이 수요를 받쳐주는 구조입니다.
3. 재무 분석 — 적자에서 반기 영업이익 1,200억으로
대덕전자의 최근 4년 실적은 반도체 사이클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 2022년: 매출 1조 3,162억 · 영업이익 2,325억 (영업이익률 18%)
· 2023년: 매출 9,097억 · 영업이익 237억 (3%)
· 2024년: 매출 8,921억 · 영업이익 113억 (1%)
· 2025년: 매출 1조 653억 · 영업이익 491억 (5%)
2022년 정점을 찍은 뒤 2023~2024년 메모리 한파에 이익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올해 숫자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7월 31일 발표된 2분기 잠정 실적은 매출 4,010억원(전년 동기 대비 +63.1%), 영업이익 703억원(+3,666%), 순이익 577억원(+1,208%)입니다. 상반기 누계로는 매출 7,473억원, 영업이익 1,21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영업손실 43억원에서 흑자로 돌아섰습니다.
증권가 컨센서스는 2026년 연간 매출 1조 6,004억원, 영업이익 2,759억원을 보고 있습니다. 2025년 영업이익 491억원과 비교하면 5.6배입니다. 2022년 호황기 정점(2,325억원)도 넘어서는 수치입니다.
밸류에이션을 보면, 8월 7일 종가 기준 지난 12개월 실적으로 계산한 PER은 108배로 매우 높지만, 올해 컨센서스를 반영한 예상 PER은 22배로 내려옵니다. 이익이 급격히 늘고 있는 구간이라 과거 기준과 미래 기준의 차이가 크게 벌어진 상태입니다. PBR은 5.7배로 결코 싸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부채비율은 31%로 재무 구조는 탄탄한 편이고, 대규모 증설을 감당할 체력은 갖췄다고 볼 수 있습니다.
4. 상승 모멘텀 — 확인된 촉매 네 가지
첫째, 자기자본의 절반을 건 8,500억원 증설입니다. 7월 21일 대덕전자는 4,970억원 규모 신규 시설투자를 공시했습니다. 자기자본의 55.4%에 해당하는 금액이고, 집행 기간은 2026년 7월부터 2027년 12월까지입니다. 여기에 뉴프렉스 안산공장 인수 528억원, 과거 보류했던 FC-BGA 투자 재개분 900억원, 시흥 B1동 증축 2,130억원을 더하면 올해 확인된 투자 규모가 8,500억원대입니다. 2020~2022년 FC-BGA에 3년간 투입한 누적 금액 5,400억원을 크게 웃돕니다. 가동 목표는 FC-BGA가 2027년 2분기, FC-CSP가 2027년 3분기입니다.
둘째, 빅테크와의 장기공급계약(LTA)입니다. 7월 22일 업계 보도에 따르면 대덕전자는 복수의 글로벌 빅테크와 FC-BGA·FC-CSP·메모리용 기판 장기공급계약을 협의 중이며 상당 부분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특히 고객사가 납품 대금 일부를 선수금으로 미리 지급해 설비 투자에 쓰도록 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는 대목이 눈에 띕니다. 만드는 회사가 돈을 빌려 설비를 늘리는 게 아니라, 사는 쪽이 돈을 대며 물량을 잡아두는 구조입니다. 공급 부족이 실제로 얼마나 심한지를 보여주는 신호로 읽힙니다.
셋째, MLB 증설 물량이 3분기부터 실적에 잡힙니다. 우주항공·위성·AI 가속기용 MLB는 마진이 높은 제품군인데, 증설이 2분기에 완료되어 3분기부터 본격 반영될 예정입니다. MLB 매출 비중은 2025년 16%에서 2026년 18%, 2027년 20%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넷째, 전장 쪽이 새로 붙습니다. 자율주행 칩용 FC-BGA에서 내년 300억원 이상 추가 매출이 기대되고, 차량용 레이더와 ADAS 기판 판매도 늘고 있습니다. AI 서버 한 축에만 기대지 않는다는 점이 이 회사의 성격을 잘 보여줍니다.
5. 차트 분석 — 일봉
숫자가 이렇게 좋은데 주가는 어땠을까요. 6월 1일 장중 198,0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7월 30일 74,500원까지 밀렸습니다. 두 달 만에 62% 하락입니다. 실적 발표(7월 31일)와 8,500억 증설 공시(7월 21일)가 모두 이 하락 구간 안에서 나왔다는 점이 이번 장의 성격을 말해줍니다. 개별 기업의 사정이 아니라 지수 전체가 무너지면서 같이 쓸려 내려간 것입니다.
8월 7일 종가는 103,800원으로, 7월 30일 저점 대비 39.3% 올라온 자리입니다. 이동평균선 위치를 보면 5일선 100,820원 위로는 올라섰고(+3.0%), 20일선 109,160원은 4.9% 아래에 있습니다. 60일선은 135,083원으로 아직 23% 위에 멀리 있습니다.
주목할 지점은 120일선입니다. 현재 109,062원으로 20일선과 거의 겹쳐 있고, 현재가는 그보다 4.8% 아래입니다. 즉 109,000원선이 20일선과 120일선이 만나는 이중 저항대이자, 뚫어내면 중장기 추세 복귀의 첫 확인 지점이 되는 자리입니다. 저는 이 구간을 돌파하고 종가를 지켜내는지를 가장 먼저 보고 있습니다.

6. 차트 분석 — 주봉
주봉은 냉정하게 봐야 합니다. 현재 주가는 5주선(약 11만원대 초반)과 20주선(약 12만원대 중반)을 모두 아래로 이탈한 상태입니다. 중기 추세는 이미 꺾였다고 봐야 하고, 이 점을 흐리게 적을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하락의 폭과 속도를 보면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2025년 8월 21,250원이던 주가가 2026년 6월 198,000원까지 9배 넘게 올랐고, 그 뒤 두 달 만에 62%를 되돌렸습니다. 1년간 쌓인 상승분을 두 달에 토해낸 셈이라, 추세 훼손이라기보다 급등 이후의 급격한 되돌림에 가깝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반등의 속도가 아니라 바닥의 확인입니다. 74,500원 저점이 다시 깨지지 않는지, 그리고 주봉 20주선을 회복하는지가 중기 추세 복귀의 조건이 됩니다.

7. 차트 분석 — 월봉
시야를 더 넓히면 그림이 달라집니다. 월봉 12개월 이동평균선은 85,250원으로, 현재가 103,800원은 아직 그 위에 있습니다. 장기 상승 추세선은 아직 살아있다는 뜻입니다. 6개월선 122,433원 아래로 내려온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 추세가 무너지려면 8만원대 중반이 깨져야 합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장기(월봉)는 유효, 중기(주봉)는 훼손, 단기(일봉)는 저점 반등 초입. 지금은 세 시간축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구간이며, 이런 자리는 위험과 기회가 같이 있는 자리입니다. 확인 없이 미리 결론 내릴 자리는 아니라고 봅니다.

8. 워치리스트 업데이트
그동안 추적해온 세 종목을 점검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세 종목 모두 이번 하락장에서 중장기 추세가 무너졌습니다. 좋은 소식은 아니지만 있는 그대로 적겠습니다.
한미반도체(042700) — 8월 7일 종가 192,300원. 52주 최고 426,000원 대비 54.9% 하락했습니다. 60일선이 최근 20거래일 동안 13.9% 내려앉아 뚜렷한 하락 기울기로 돌아섰고, 주봉에서도 5주선과 20주선을 모두 이탈했습니다. HBM 본딩 장비라는 사업 자체의 위상은 그대로지만, 60일선이 하락 전환한 종목은 저점을 미리 잡으려 들지 않는다는 것이 제 원칙입니다. 판단은 관망에서 워치리스트 제외로 바꿉니다. 60일선이 다시 평평해지면 그때 재등록하겠습니다.
에스티팜(237690) — 8월 7일 종가 100,100원. 52주 최고 172,100원 대비 41.8% 하락했습니다. 60일선 기울기 -10.4%에 120일선까지 하락 전환(-3.8%)했습니다. 세 종목 중 유일하게 120일선마저 꺾인 경우입니다. RNA 위탁생산이라는 사업 근거와 별개로 차트 조건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워치리스트에서 제외합니다.
산일전기(062040) — 8월 7일 종가 157,300원. 52주 최고 341,000원 대비 53.9% 하락했습니다. 60일선 기울기 -11.6%로 하락 중이지만, 120일선은 아직 +1.3%로 상승을 유지하고 있고 조정 구간 거래량이 직전 대비 46% 수준까지 줄었습니다. 매물이 소화되는 모습이라 셋 중에서는 가장 낫습니다. 특수변압기라는 전력 인프라 위치도 유효합니다. 관망을 유지하되, 60일선 기울기가 평평해지는 시점을 확인 지점으로 두겠습니다.
신규 등록 — 대덕전자(353200)를 워치리스트에 추가합니다. 확인 조건은 앞서 적은 109,000원선(20일선과 120일선이 겹치는 구간) 회복, 그리고 7월 30일 저점 74,500원 유지 여부입니다.
9. 리스크 요인
좋은 이야기만 적는 글은 도움이 되지 않으니, 걸리는 점도 그대로 적겠습니다.
첫째, 증설 효과의 시차입니다. 8,500억원이 들어가는 설비는 FC-BGA가 2027년 2분기, FC-CSP가 2027년 3분기부터 돌아갑니다. 올해와 내년 상반기 실적에는 매출 기여 없이 감가상각과 금융비용만 먼저 반영될 수 있습니다. 자기자본의 55%를 건 투자인 만큼, 2027년에 수요가 예상만큼 오지 않으면 부담이 그대로 남습니다.
둘째, 밸류에이션입니다. PBR 5.7배는 절대 수준으로 낮지 않습니다. 예상 PER 22배도 컨센서스 영업이익 2,759억원이 실제로 달성된다는 전제 위에 서 있는 숫자입니다. 하반기 어느 분기라도 컨센서스를 밑돌면 재평가 압력이 곧바로 옵니다.
셋째, 경쟁 강도입니다. FC-BGA는 국내에서 삼성전기·LG이노텍, 해외에서 이비덴·신코덴키·유니마이크론·AT&S가 함께 뛰는 시장입니다. 지금은 공급이 모자라 모두가 잘 팔리는 국면이지만, 업계 전체가 동시에 증설에 들어간 만큼 2027~2028년 공급 과잉 가능성은 늘 염두에 둬야 합니다.
넷째, 시장 전체의 변동성입니다. 코스피는 7월 13일 8.95% 급락으로 서킷브레이커, 7월 29일 12.63% 급락으로 다시 서킷브레이커를 겪었고, 7월 31일에는 하루 17.91% 급등했습니다. 이런 장에서는 개별 기업의 실적이 아무리 좋아도 주가가 지수를 따라 움직이는 구간이 반복됩니다. 종목 판단과 별개로 시장 판단이 필요한 국면입니다.
다섯째, 주봉 추세가 이미 이탈한 상태라는 점입니다. 앞서 적었듯 지금은 저점 반등 초입일 뿐 추세 복귀가 확인된 자리가 아닙니다.
10. 코리의 투자 포인트 정리
이번 주 특집을 한 문단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코스피 상장사 열 곳 중 여덟 곳의 중기 추세가 꺾인 장에서, 추세가 남아있는 18% 대부분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였고, 그중 대덕전자는 상반기 영업이익 1,216억원으로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서고 8,500억원 증설과 빅테크 장기공급계약까지 얹었는데도 고점 대비 47.6% 낮은 자리에 있습니다.
실적과 주가의 이 간격이 좁혀질지, 아니면 실적이 주가를 따라 내려올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세 가지를 확인 지점으로 두고 있습니다. 20일선과 120일선이 겹치는 109,000원선 회복, 7월 30일 저점 74,500원 유지, 그리고 8월 중순 이후 발표될 3분기 방향성입니다.
마지막으로 곡괭이 관점을 다시 짚겠습니다. AI 반도체 경쟁의 승자가 엔비디아든 구글이든 브로드컴이든, 그 칩은 반드시 기판 위에 얹혀야 합니다. 승부의 결과를 맞히는 것보다, 누가 이기든 필요한 물건을 만드는 회사를 지켜보는 편이 마음이 편합니다. 다만 좋은 자리에 있는 회사와 좋은 가격에 있는 주식은 다른 이야기이고, 지금은 그 둘이 만나는 시점을 기다리는 구간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추천이 아닙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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